창조론 연대기 (김민석, 새물결플러스)


김영웅 

(포스텍 분자 생물학 박사, 미국 City of Hope에서 백혈병 연구)



일주일 만에 배송이 되어 (여긴 미국이다), 기대감으로 책을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너무나 맛있는 음료를 마셨는데도 계속해서 빨대를 빨고 있는 기분이랄까. 책이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찐하게 남는다


성인이 되어 만화책을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제 점심 시간에 카페테리아 구석진 곳에 앉아 혼자 밥을 먹으면서 키득키득대며 읽었는데 ( 사람이 힐끗힐끗 쳐다보는데, 어쩔 없었다. 그런 것따위 신경 겨를이 내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재미있게 권을 읽어본게 언제였던가 싶다. 김민석 작가의 실력에 경탄을 금할 없었다.


책은 만화만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풍선 안에 적힌 문장들을 모두 합한다고 해도 위에 언급한 책이 가진 텍스트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되겠지만, 책이 전달하는 임팩트는 그에 못지 않다. 만화는 글뿐 아니라 그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그리고 인물들이 활동하는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우리들은 글로는 충분히 표현할 없는 무언의 감정을, 마치 브레인을 통과하지 않는 것처럼, 빠르게 게다가 아주 효과적으로 느낄 있다 (실제 만화를 보며 우린 우리 자신을 만화 시공간에 배치시키지 않는가!). 그것은 오디오와 비디오의 차이로 설명할 수도 없고, 글과 그림의 차이로도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만화만이 있는 유닉한 파트가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만화 작가의 입장에선 풍선 안에 담을 글을 최대한 요약할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확하고 좋은 문장을 선별할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모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름도 빛도 없이 묻힌 작가의 부단한 연구와 성실한 노력이 선행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민석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없다.

개인적으론 무크따와 아론의 송아지를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론과 창조론을 이해하는 있어 중요한 개념들과 역사적 사건들을 대다수 잊어버리게 되었는데 ( 책이 설명을 못한 아니라, 나의 롱텀 메모리 능력이 바닥이라고 그런 거임), 창조론 연대기를 보며 아주 선명하게 개념이 다시 기억이 나고 정리가 되었다. 물론 무크따와 아론의 송아지에서도 중간중간에 도표와 그림을 삽입시켰지만, 창조론 연대기에서 보여준 만화 정리는 정말 내겐 통쾌하고도 명쾌했다. 역시 만화만이 가진 매력이 분명 존재하는 거다. (새물결플러스에서 지속적으로 만화를 매개로 하여 신학, 과학, 인문학 등을 지속해서 출판해 주길 바란다)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