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대 칼럼

기독교 대안 학교의 신학의 부재

정승화
(
수정 비전 학교 과학교사, 과신대 대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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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대안 학교의 현장은 다양한 방면으로 결핍에 허덕인다. 『교육 기본 법』과 『초·중등 교육 법』은 의무 교육을 의무 취학으로만 규정하고 있어, 공교육에 취학한 학생들만 학교를 통해 정부로부터 오는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미인가 형태의 대안학교는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의지하여 운영되는 일반 학교들과는 달리 미인가 대안학교는 항상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교육 시설도 열악하여 학생들이 배움의 현장에서 누려야 하는 것들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결핍의 문제가 있다. 학교들이 추구하는 기독교적 가치, 대안적 가치의 결핍이다.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 철학은 대안 학교의 알파와 오메가이며, 학교의 모든 시스템, 커리큘럼, 학생 인재상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 탁월하고 단단할 경우 열악한 시설 등은 극복 가능한 문제가 된다. 또한 자신들이 기치로 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하고 애쓰는 것은 대안학교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다. 여러 어려움 앞에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이를 다물며 쓰는 말로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가오 바로 우리가 옳다고 믿는 가치이다. 개별 학교가 대안으로 제시한 기독교적 대안이라는 것은 각자의 신학과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때문에 내세우는 가치들이 교단에 따라 혹은 세세하게 따지면 개인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를 있다. 그러니 각기 다른 대안을 내세우는 다양한 양태의 기독교 대안 학교들이 존재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독교적 가치가 올바르지 않거나 결핍된 학교는 앞서 말한 재정적 결핍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야기시킨다. 건강한 신학이나 기독교적 가치가 결핍 되었을 ,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살펴보자.

 
기독교 학교에서 추구하는 기독교적 가치가 윤리나 행동 방침을 성경의 가르침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학생들에게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교가 차별화로 내세우는 것으로는 연애 금지, 일반 학교 보다 훨씬 엄격한 교칙, 징벌적 징계, 동성애 혐오 분위기, 미디어에 대한 죄악시 등이며,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나름 성경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올바른 신학 안에서 정립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고, 하나님에 대한 편중된 생각을 가지게 되며,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자아를 가지게 된다. 이런 류의 문제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교의 시스템 커리큘럼이학생이 하나님을 알고 믿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부모나 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착한 아이, 순종적인 아이, 부지런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복음을 받아들이는 단계의 하나로 전락시켜버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와 결합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필요조건이라 인식하게 만들어버린다. “에이, 그건 당연히 가장 중요한 거고, 다른 것도 생각해야지라고 하는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뒷전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가치의 전도가 일어난다.
 
 
학습 내용을 성경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하여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긍정적인 시도도 많이 이루어진다. 교사들이 모여 회의하고, 교재를 재구성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과정에서 다른 교과목 교사들에게도 각자의 고충이 있겠지만 보수적인 기독교 환경 속에서 과학 교사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도전을 받는다.  많은 학교들이 채용 면접에서부터창조 과학을 가르칠 있겠느냐.’, ‘성경에서 나타난 사건을 과학적으로 풀어줄 있겠느냐.’ 라고 질문한다. 기독교 대안학교에서는 관점은 그들이 타협하지 않고 신앙을 지켜갈 있는 유일한 신학적 해석의 틀에 속하기 때문이다. 진화와 창조가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프레임을 짜고, 진화를 거부하는 것은 신앙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만들어 버린다. 그것에 대한 합리적인 설득에도 실눈을 뜨고 노려본다. 필자가 근무하는 기독교 대안학교에서도 중학교 3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진화론의 내용이나 나름 전문 분야인 우주론 등을 역사적 방법, 기독교적 세계관과 함께 해서 가르친 날이면 어김없이 학부모에게서 연락이 온다. ‘선생님 그렇게 안봤는데…’ 시작하는 자격 논란, 이단 시비는 이제는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여겨진다. 학부모에게서만 연락이 오면 다행이다. 교장, 동료 교사들 일부도 이런 내용을 가르치는 나를 좋은 눈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의 과학적 소양 부족이기도 하지만, 성서를 문자 그대로 오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해 발생한 신학의 부재와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이 학습 내용의 재구성에도 올바른 신학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결핍될 경우, 학생들의 지적 능력 발달이 저해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문제가 야기될 있다.
 
 
위에서 간단히 지적한 바와 같이 단단한 신학적 배경이 학교의 모든 부분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학적 배경만 있는 사람이 학교의 운영이나 학생 교육에 직접적인 부분을 관여해서는 안된다. 교육학적 배경이 없거나 교육 현장의 경험이 없는 목사나 선교사들이 리더인 학교들이 어설프게 운영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교육 분야의 전문성과 신학적 배경이 함께 해야하는 것이다. 단순히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 교육이 필요하다 문제 인식만을 가지고 진지한 고민과 철학 없이 기독교 대안 학교를 시작하다가는 한국 기독교 사회에서 지적되는 여러가지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다. 교육의 전문성과 함께 건강한 신학이 함께 해야 한다.

 
과신대 대의원으로서 이야기도 덧붙이고 싶다. 기독교 대안 학교에서 나타나는 신학의 결핍 문제는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에도 동일한 문제로 지적된다.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등의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석할 때도 동일하게 지적된다. 이런 시대에 과신대의 방향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과신대가 지향하는건강한 신학학문 대화라는 모티브는 단순히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시도들이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주어건강한 신학 다양한개별 영역사이의 대화로 확장되어 기독교 내의 지성 운동으로 확대,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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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View Vol.6 / 2017.11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